배경
2024년 3월, 미국 농무부(USDA)는 미국내 낙농 가축 사이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가 확산된 첫 번째 사례를 확인했다. 이는 낙농업자들이 지난 2~3개월 동안 젖소에서 발생한 이상 질병을 보고한 이후 나온 결과였다.
USDA가 수행한 바이러스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 Genome Sequencing)과 모델링에 따르면, HPAI H5N1(클레이드 2.3.4.4b, 유전자형 B3.13)이 야생 조류에서 낙농 가축으로 단 한 차례 전파되었으며, 이 전파는 2023년 10월에서 2024년 1월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연방정부, 주정부, 관련 산업 관계자들이 협력하여 낙농 가축 내 HPAI 확산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에 따라 두 건의 연방 명령이 발효되었고 국가 우유 검사 전략(NMTS, National Milk Testing Strategy)이 시행되었다.
2024년 12월부터 각 주는 NMTS에 가입하여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대규모 우유 탱크 감시*또는 우유 가공 공장 사일로(silo) 모니터링을 수행하거나 시행을 준비 중이다.
특히 네바다주는 국가 사일로 모니터링 프로그램(National Silo Monitoring Program)에 가장 먼저 참여한 주 중 하나로, 이는 우유 가공 공장의 사일로에서 HPAI 검사를 위해 샘플을 채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샘플링 체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존 규제 프로그램과도 일치하며,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원유(Grade A) 사일로가 6개월 이내에 4회 샘플링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염 탐지
2025년 1월 6일과 7일에 네바다(Nevada)에서 수집된 11개의 사일로 샘플 중 3개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에 대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통해 국립수의서비스연구소(NVSL)에서 1월 10일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州) 당국이 통보를 받았으며, 감염원의 추적 조사가 시작되었다. 감염된 사일로에 최대 12개의 낙농장이 동일한 지역 내에서 우유를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1월 17일, 규제 당국은 감염이 의심되는 낙농장에서 농장 단위의 벌크 밀크 샘플(대량 우유 샘플)을 수집하여 국립동물건강연구소 네트워크(NAHLN) 소속인 워싱턴 동물질병진단연구소(WADDL)로 보냈다. 그리고 1월 24일 금요일, NVSL에서 실시한 PCR 검사 결과, 두 개의 낙농장에서 수집한 샘플이 HPAI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NVSL은 1월 31일에 전체 유전체 서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을 완료하였으며, HPAI H5N1 바이러스의 클레이드(clade) 2.3.4.4b, 유전자형 D1.1이 한 개의 가축 무리(herd)에서 채취한 네 개의 벌크 탱크 샘플에서 확인되었다. 또한, 두 번째 가축 무리에서도 D1.1과 일치하는 부분 유전자 서열이 검출되었다.
초기 감염 발견 전에는 소에서 임상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으나, 이후 일부 증상이 보고되었으며, 감염된 낙농장 근처에서 대량의 야생 조류 폐사가 발생했다는 제보도 접수되었다.
한편, D1.1 유전자형은 2024-2025년 겨울 동안 북미의 4개 주요 철새 이동 경로(flyway)에서 이동성 야생 조류를 통해 주로 확산된 바이러스였다. 그러나 이번 네바다 사례는 미국 내 유제품 생산 소(dairy cattle)에서 B3.13이 아닌 다른 유전자형이 최초로 검출된 사례이며, 야생 조류에서 착유 중인 유제품 소로 바이러스가 전파된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다.
바이러스 역학 및 기원
2021년 말부터 유라시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H5N1 2.3.4.4b 계통이 북미 철새 이동 경로(flyway)에 총 6차례(유전자형 A1~A6)에 걸쳐 유입된 것으로 문서화되었다.
D1.1 유전자형은 A3 유전자형의 재조합 변종이다.
A3 유전자형은 2022년 4월 태평양 이동 경로(Pacific flyway)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2024년 가을까지 태평양 이동 경로에서만 검출되었다. 그러나 2024년 가을 이후부터 A3 유전자형은 철새 감시를 통해 북미 전역의 4개 이동 경로에서 산발적으로 보고되었으며, 현재까지 전체 검출 사례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D1.1 유전자형은 원래의 A3 유전자형에서 4개의 유전자(적혈구응집소(HA), 중합효소 기본 단백질 1(PB1), 기질 단백질(M), 비구조 단백질(NS))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유전자는북미 철새에서 발견된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자형은 2024년 9월 처음 검출되었으며, 이후 빠르게 확산되어 현재 북미 전역의 모든 이동 경로에서 발견되고 있다.
D1.1 유전자형은 2022년 이후 검출된 전체 사례의 6.07%를 차지하는 가장 우세한 유전자형이 되었으며, 이는 2024년 후반에 처음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증가한 수치다.
네바다 지역의 낙농 소(dairy cattle)에서 확인된 D1.1 바이러스는 최근 북미 여러 이동 경로에서 검출된 야생 철새의 D1.1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계통으로 분석되었다.
네바다 낙농 소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적혈구응집소(HA) 유전자 분석 결과, 숙주 감염력 및 포유류 적응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의미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합효소 기본 단백질 2(PB2) 유전자에서 D701N 변이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HPAI 바이러스의 포유류 숙주 적응과 관련된 변이로 알려져 있다.
이 변이는 4개의 개별 낙농 소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현재까지 야생 철새 또는 가금류에서 검출된 D1.1 바이러스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낙농 소에서 검출된 B3.13 유전자형 바이러스에서도 D701N 변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PB2 D701N 변이는 RNA 중합효소 활성 및 포유류 세포 내 복제 효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된 포유류에서 병원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참고문헌 2,3,4,5,6).
이 변이는 과거 HPAI H5 인간 감염 사례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으나, 인간 간 전파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참고문헌 7,8).
또한, 포유류 적응과 관련된 다른 주요 유전적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낙농 소에서 검출된 D1.1 바이러스는 PB2 - 631L 마커를 포함하지 않는데, 이 마커는 이전에 낙농 소에서 발견된 B3.13 유전자형 바이러스에서 고정된 것으로 보였다.
현재 공개 데이터 공유 프로세스에 따라, 미국 국립수의학연구소(NVSL)는 D1.1 유전자 서열 정보를 즉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제공하였으며, 7일 이내에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 시퀀스 아카이브(SRA)에 데이터를 게시할 예정이다. 또한, 역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 해석과 품질 검토를 거쳐 메타데이터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요약
이번 검출 결과는 HPAI 바이러스(D1.1형)가 2023년 말~2024년 초 B3.13 사례 이후, 철새에서 낙농 소로 전파된 두 번째 사례임을 나타낸다.
현재 이 사건을 완전히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네바다 농무부는 신속하게 대응하여, 먼저 NMTS(국가 가축 이동 추적 시스템)에 등록해 능동 감시를 시작하고, 이후 감염된 낙농장을 확인 및 격리하여 바이러스가 지역을 넘어 확산되는 것을 방지했다.
이번 사례는 개별 농장이 아닌 가공 공장에서의 우유 샘플링을 통해 고위험 질병이 처음으로 검출된 사례로, 사일로 모니터링(silo monitoring)이 국가 낙농 가축군에서 HPAI를 감시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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